대각선 뒤에서 보이는 얇은 눈. 하복과 하얀 피부. 얇은 팔다리. 아.
솔방울.
우리 학교구나.
친구들 사이에 뒤섞인 너의 뒷모습이 낯설어서. 흰 반팔이 아닌 남색 교복을 입은 너의 옆모습이 낯설어서. 친구라곤 나밖에 없을 줄 알았던 네가, 내가 아닌 다른 친구와 얘길 나누고 있었다.
후두둑. 남은 음식이 하나하나 잔반통에 떨어지고, 수저와 식판을 쌓은 뒤 교실로 향했다. 복도 맨 끝에 있는 우리 반, 3학년 1반. ㅡ저 멀리 애들과 얘기를 나누는 솔방울이 보이는데, 그리 친해 보이진 않는다. 솔방울과 몇 마디를 주고받던 애들은 밖으로 나갔고, 솔방울은 홀로 도서관에 들어갔다. 저 자식, 책도 읽나. 그렇게 교양 있어 보이진 않는데.
한가한 교실에 들어오니 괜스레 책상이 깔끔해 보인다.
friend1 "너네 방학에 뭐 했음."
friend2 "너처럼 방구석에서 썩어갔지."
🚲 "곰팡이처럼 썩어갔다는 말이네."
friend1 "뭐래 이년."
언제 들어도 시답잖고 영양가 없는 말을 주고받는다. 이런 말에도 서로 웃고 떠들기 때문에 친구인 거겠지.
화장하고 있는 애와, 그 애의 얼굴을 보며 블러셔가 너무 연하다고 말하는 애. 그 사이에서 난 여태껏 손도 안 대본 화장품들을 구경하다가, 복도에서 우리 교실을 지나치는 누군가와 눈이 마주쳤다.
얇게 휘어진 눈.
솔방울이 나를 향해 웃고 지나쳐갔다.
#글바 and 바담
#글쓰는 바킈벌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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