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동네 까페에서 눈길을 끄는 제목의 글을 보았습니다.
사당역의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요지의 제목이였죠.
사당동은 행정구역상 동작구인데
왜 서초구 까페에 이런 글이 올라왔는지 궁금해서 글을 읽어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글을 요약하면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사당역 14개 출구 중 절반인 7개의 출구는 방배동(서초구 소재)에 속해있고
4개의 출구는 사당동(동작구 소재), 3개의 출구는 남현동(관악구 소재)인데
왜 역의 이름이 사당역인지 모르겠다고요.
오.....🤔🤔🤔
사실 저는 이 동네에 오래 살았지만 방배, 사당 근처에 갈 일이 많지 않아서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 글의 도입부를 읽으면서 그제서야 '아! 그러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흥미롭게 글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사당역은 지하철 2호선과 4호선이 통과하는 환승역이자 예전부터 경기권 많은 지역의 광역버스가 정차하는 교통의 요충지입니다.
2028년 착공을 목표로 현재 사당역은
단순 환승역을 넘어서 복합환승센터로의 개발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사당역이 복합환승센터로 재탄생하게 되면 인근 부동산 시장에 대대적인 개편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설 부지는 행정구역상 '서초구 방배동'에 속한다는 것입니다.
사당역 바로 옆에 딱 붙어있지만 행정구역상은 방배동이기 때문에 환승센터 사업이 본격화되기 전에 사당역의 이름을 방배동을 반영한 이름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 그 글의 논지였죠.
여기까지 읽고 나니 글 쓴 분의 취지가 이해가 되었습니다.
행정구역상 방배동에 들어서는 큰 시설이면
'방배'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 어찌보면 더 당연한 일이고 구민의 입장에서 방배라는 지역의 이름을 알리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환승센터의 이름을 방배동을 반영한 이름으로 정하면 될텐데 왜 사당역의 이름까지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셨을까? 하는 궁금증도 들었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환승센터의 이름을 바꾸는 것과 사당역의 이름을 바꾸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당역의 이름을 바꾸자는 쪽의 입장도 이해가 됩니다.
글쓴분이 서두에 말씀하셨듯이 사당역 출구의 대부분은 방배동에 속해있고
앞으로 건설될 환승센터 또한 방배동에 속해있는데
계속 사당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다 보면 방배동의 지역 정체성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을테니까요.
한번 만들어진 시설의 이름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사용될테니
지금이라도 지역의 실제 위치를 반영한 이름을 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매우 설득력이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최근에 인천에 대대적으로 행정체제를 개편했지요.
인천은 2026년 7월 이전까지 2군 8구 체제로
강화군, 옹진군, 동구, 서구, 중구, 미추홀구(구 남구), 남동구, 부평구, 연수구, 계양구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인천의 중구는 중심부가 아닌 서쪽에 있고
동구는 인천의 동쪽에 있지 않았으며
서구는 동구보다 더 동쪽에 있었죠.
(사실 이마저도 남구가 미추홀구로 개편하고 북구가 부평구, 계양구로 나뉘면서 그나마 정리가 된 것입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과거에 인천은 인천항을 중심으로 원도심이 생성되었는데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원도심이 내륙쪽으로 이동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도 중구에 속했던 영종도의 인구가 10만명을 넘어서면서 중구에서 분리할 필요성이 높아졌고
서구의 경우는 구 하나가 수원시 정도의 크기이기 때문에 분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인천은 2026년 7월 2군 8구 체제에서 2군 9구 체제로 행정체제를 개편했습니다.
중구와 동구는 제물포구와 영종구로 재편되었고 서구도 검단구와 서해구로 분리되었죠.
이는 생활권과 행정구역이 맞지 않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난(?) 문제가 생겼습니다.
새로운 제물포구가 생겼는데, 지하철 1호선 제물포역은 미추홀구에 있습니다.....
제물포역은 오랫동안 사용해 온 이름인데
행정구역이 개편되면서 제물포구와 제물포역은 서로 다른 곳에 있게 된 셈입니다.
제물포역의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여론도 나오고 있는 모양인데
역명 하나를 바꾸는데에도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대구대학교는 대구시가 아닌 경산시에 있죠...)
행정구역과 시설의 이름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는 상당히 많습니다.
개편 전 인천의 행정지도가 혼란스러웠던 이유는 구도심의 이동, 새로운 지역 개발 등의 이유가 있었듯이
사당역의 이름이 '사당역'이 된 것에도 비슷한 이유가 있습니다.
현재 방배동과 남현동으로 나뉘어 있는 지역 중 일부도 1980년 경에는 사당동에 속해 있었거든요.
사당역이 생긴 것은 1983년도이고요.
따라서 그 시절에 '사당역' 이라는 이름을 선택한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볼 수 있겠죠.
앞서 말했듯이 새로 만들어질 복합환승센터의 경우 시설의 위치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방배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사당복합환승센터라는 이름이 최선인가?' 하는 질문은 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당역의 이름도 바꿔야 한다."라는 주장은 좀 다른 문제 같습니다.
사당역은 오랫동안 사용되고 있는 이름입니다.
역명 변경이나 행정구역 개편이 주민들의 생활권과 행정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다면
큰 비용이 들더라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그 비용을 감수할만큼 이름을 바꾸었을 때 얻는 실질적인 이득도 같이 따져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역민의 입장에서 방배라는 이름이 더 많이 알려지고 지역의 정체성이 강화되는 것,
복합환승센터가 방배동에 있다는 사실을 보다 명확히 알릴 수 있는 것, 이런 것은 분명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존 사당역의 이름을 바꿈으로써 발생하는 비용과 혼란도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당역은 인근 주민들만 주로 이용하는 역이 아니라 광역버스를 이용하는 경기권 시민들도 많이 이용하는 역이니까요.
처음 글을 접했을 때는 14개 출구 중 7개가 방배동에 있는데 왜 사당역이지? 하면서 흥미롭게 읽었고
글이 재미있어서 자료를 찾다보니
그 안에 숨겨진 복합환승센터 건설의 문제,
그리고 과거에는 지금의 방배동이 사당동에 속했었다는 사실,
인천 제물포역의 사례 등을 접하게 되면서 이게 보통 복잡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아직까지 어느 쪽이 맞는지 명확하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겠습니다.
방배동에 들어서는 복합환승센터라면 방배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사당역에 딱 붙어있는데 방배환승센터로 이름을 지으면 훨씬 더 혼란스러울 것 같거든요.
그래서 원 글쓴이분께서 사당역의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신거겠지만
그것을 위해 이미 오랫동안 사용해온 사당역의 이름을 바꿔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더 나아가서는 새로운 지역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기존에 오랫동안 사용해온 명칭을 어디까지 바꾸는 것이 합리적인가에 대한 생각도 들고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당역에 딱 붙어 있지만 행정구역상 방배동에 들어서는 복합환승센터라면 방배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시나요?
✔️행정구역상 방배동이 더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당역의 이름을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사당,방배 복합환승센터' 라고 이름을 지으면 어떤 문제가 생기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