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이 지났다.
평소처럼 바다를 찾아갔지만, 여자애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바위 위에 무언가 놓여 있었다. 물에 젖어 축축해진 작은 편지였다.
나는 조심스럽게 편지를 펼쳤다.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바다는 같은 모습일까?'
짧은 한 문장이었다.
나는 그날 이후에도 매일 바다를 찾아갔다. 하지만 여자애는 나타나지 않았다.
하루, 이틀, 일주일.
비는 계속 내렸고, 바다는 언제나 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애가 없는 바다는 전보다 훨씬 쓸쓸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오랜만에 하늘이 맑게 개었다.
구름 사이로 햇빛이 쏟아졌고, 잔잔한 파도가 반짝였다. 나는 왠지 모르게 바다를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그곳에, 여자애가 서 있었다.
"……오랜만이네."
내가 먼저 말을 걸었다.
여자애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햇빛이 그 애의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처음 만났을 때와 똑같은 무표정이었지만, 어쩐지 조금 달라 보였다.
나는 웃으며 물었다.
"오늘은 비도 안 오는데, 여기 있어도 괜찮아?"
여자애는 대답 대신 바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은…… 바다가 예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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