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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운동이라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타는 게 전부였던 내가 재작년에
춘천마라톤 10km를 나갔다
ㅋㅋㅋㅋㅋㅋㄱㅋㄱㅋㅋㄱㅋㄱㄱㄱㅋㄱㅋㄱ
진짜로 주변에서 다들 말렸는데 어떻게 됐냐고?
결론부터 말하면 완주했다
글고 일주일동안 몸살
춘천마라톤이 왜 나갔냐면
왜나갔긴...
26년동안 춘천살았는데
춘마는 항상 인기많았어서
궁금했도 했고
결정적인이유는
친구가 마라톤비용+고기
사준다해서 나감ㅋㅋㅋㅋㅋ
춘천마라톤 10km 코스 설명 & 후기
가는 내내 왠지모르겠는데
걍 긴장됐음ㅋㅋㅋ
10km 코스는 공지천교에서 출발해서
의암호 방향으로 달리다 반환점을 돌아
다시 공지천 축구장으로 들어오는 코스임
초반 1~2km는 평지라 달리기 쉬운데 4km 지점부터
슬슬 업힐이 시작됨 이게 진짜 장난이 아니었다
6km 지점 전후로 꽤 가파른 오르막이 있는데
거기서 다리가 완전히 풀렸음
뒤에서 본 내 다리가 그냥
젤리가 됐다고 보면 됨 ㅋㅋ
근데 진짜 포기 안 한 이유가
주변 사람들이랑 의암호 뷰 때문임
뛰다가 진짜 멍하니 걷고있으면
앞서나가는분이 응원해주고..
응원단분들도 할 수 있다고 계속
격려해주니까 그게 동기부여?가 됐음
옆에서 달리면서 보이는 호수 경치가 너무 예뻐서
힘들어도 계속 달리게 만드는 뭔가가 있었음
가을 단풍이랑 파란 의암호가 같이 보이는
그 장면은 정말로 지금도 기억에 남음
마지막 1~2km 남겨두고는 거의 걷다시피 했는데
결승선 들어가는 순간 주변에서 박수 쳐주는 거 듣고 울컥했다
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
완주 후 메달 받았을 때 그게 그냥 메달 하나가
아니라 내 인생에서 뭔가 오랜만에
해낸 것 같은 느낌이었음
이렇게 마라톤과 러닝에 빠지게 되버림
음 또 완주 후 급수대에서 물이랑 바나나 같은 거 줬는데
그때 먹은 바나나가 내 인생 최고의 바나나였다 ㅋㅋ
달리고 나서 먹는 거는 뭐든 맛있는 거
알지만 그날은 진짜 특별하게 맛있었음
그리고 친구가 사준 고기도 ㅎ
남들 다 닭갈비 먹으러갈때 춘천인들은
삼겹살 먹으러간다.
춘천마라톤후기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인생에서 처음으로 나 자신이 대단하게
느껴졌던 경험이었음
러닝도 안 하던 내가 10km를 완주했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을 때가 있는데
정신력 하나만으로 갔다...
기록은 처참했지만 완주했다는거에
의의를 뒀기 때문에 너무 뿌듯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