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1
"어? 안이선이다."
벽에 붙은 낡은 시계가 째깍째깍 울렸다. 저 한쪽 구석에서 먼지 뭉텅이가 몽실몽실 떠올랐다. 먼지 쌓인 창문에 비쳐 갈빛이 된 햇살이 드리운 시간.
"안녕?"
아무 말 없이 벙쪄 있는 나 대신 네가 입을 열었다. 너의 첫인상은 하얀 피부, 흰 반팔 티에 긴 청바지. 그게 다였다.
"너, 쪽지 걔야? 날 어떻게 알아?"
"매년 여름방학식마다 이 대여점에서 자전거 타고 가던데."
입에서 공기가 새어 나왔다. 짧은 웃음을 지을 때 나오는 공기였다. 마치 나의 오랜 비밀을 다 꿰뚫고 있었다는 듯이 말하는 너의 말투에 그런 웃음이 새어 나왔는지 모르겠다.
"너 몇 살이야?"
"열여섯."
"나랑 동갑이네? 남자애 치고 키가 작아서 나보다 어릴 줄 알았어."
눈을 찡그리듯이 웃고 말했다.
"남자애 치고 작아도 너보단 크거든."
네가 웃을 때마다 너의 눈이 얇게 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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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_바킈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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