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태공원 멋지네요~^^
안녕하세요. 완연한 봄기운에 마음까지 살랑거리는 나날입니다. 어느덧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온 봄을 시샘하듯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이제는 외투 없이도 산책하기 좋은 날씨가 되었습니다.
지난 주에는 모처럼 아내와 단둘이 오붓하게 벚꽃 구경을 다녀왔습니다. 평소 바쁘다는 핑계로 아내와 시간을 많이 못 보낸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을 담아 주말을 맞아 차를 몰아서 가봤습니다.
우리가 향한 곳은 삼랑진에 위치한 '안태공원 벚꽃길'이었습니다.
양산 바로 옆이라 그다지 멀지 않으니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라 생각했는데, 직접 가서 마주한 풍경은 기대 이상으로 근사했습니다.
무엇보다 사람이 너무 많이 붐비는 유명 관광지와는 또 다른, 고즈넉하면서도 또 한편으로 흐드러지는 벚꽃길의 화려한 매력이 있더군요.
이번 나들이를 통해 느낀 생생한 느낌을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안태공원 벚꽃길은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행곡로215 안태호 일대에 있습니다.
안태호의 푸른물과 굽이굽이 이어지는 산길에 어우러진 벚꽃 터널이 특징입니다.
주차는 안태공원 주차장 이용 가능하고 자리도 여유가 있더군요.
안태공원에서 부터 산길을 따라 벚꽃길을 한바퀴 둘러보는게 생각보다 녹록지 않았습니다. 오르막길 내리막길이 계속 이어지더군요. 오르락 내리락 걸어다니니 평소 사무실에만 앉아 있고 운동량이 부족해 허약한 저로서는,
"아이고, 벚꽃 보러 가다가 장사 치르겠다ㅋㅋ 내 제사상에는 생전에 좋아했던 망고를 꼭 올려줘~" 라면서 아내에게 연신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아내는 옆에서 "평소에 엘리베이터 타지 말고 계단을 좀 오르라니까"라며 웃었습니다. 역시 저처럼 체력이 예전 같지 않은 중년의 아저씨들에게는 꽤나 숨이 차는 코스였습니다. ㅎㄷㄷ
중간중간 경사도가 있는 구간을 걸어 올라가다 보니 등 줄기에 땀이 살짝 맺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고생을 보상이라도 하듯, 고개를 하나씩 넘을 때마다 펼쳐지는 분홍빛 물결이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길가에 심어진 벚나무들이 가지를 길게 뻗어 서로 맞닿아 있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양옆으로 떨어져 어깨를 스치는 벚꽃 잎들도 마치 우리 부부를 환영해주는 꽃가루처럼 느껴져서 힘들다는 생각도 금세 잊게 되더군요.
가파른 길을 오를수록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벚꽃의 전경이 더 넓게 펼쳐져서, 역시 '고진감래~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안태호 벚꽃길이 다른 벚꽃 명소와 가장 큰 차이가 나는 지점은 뭐니 뭐니 해도 안태호라는 저수지가 있다는 점입니다.
다른 유명 벚꽃 명소들은 건물 숲 사이나 사람들 틈에 끼어 꽃만 보고 오기 마련인데 이곳은 산과 물, 그리고 꽃이 한데 어우러져 더 아름 다운 자연을 보는 기분이 듭니다.
아내와 손을 잡고 벚꽃길을 천천히 걸었습니다. 걸어다니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길가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나무들이 터널을 이루고 있어, 햇살이 꽃잎 사이로 부서져 내리는 모습이 참 따뜻하고 평화로웠습니다.
특히 간간히 바람이 불어와 꽃이 비처럼 내리는 풍경은 가슴이 설레는 느낌을 선사했습니다.
산길 가장자리를 따라 띠를 두른 듯 이어진 분홍색 선이 바로 우리가 지나온 벚꽃길이라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게 다가왔습니다.
바람이 살짝 불 때마다 바닥에 떨어지는 꽃잎들을 보고 있노라니, 마치 꿈 속 한 장면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아내도 휴대폰을 꺼내 연신 사진을 찍느라 바빴습니다. 평소 덜 살가운 남편인 저도 그날만큼은 아내의 전용 찍사가 되어 베스트샷을 남겨주려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걷는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는데요, 이런 게 바로 봄이 주는 마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안태공원 안쪽도 꼭 들러보시길 권합니다. 넓은 잔디밭이 잘 조성되어 있어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이 돗자리를 펴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아주 좋더군요.
저희 부부는 벤치에 잠시 앉아 챙겨온 생수를 마시며 여유를 즐겨보았습니다. 주변을 보니 아이들이 비눗방울 놀이를 하며 뛰어다니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벚꽃 나무 아래서 정성껏 준비해온 도시락을 드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데이트하는 연인들도 여럿 있더군요.
좋을때다~~ㅎㅎ
푸른 들판과 연분홍색 벚꽃의 조화는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풍경입니다.
또한, 안태마을 아랫쪽 길도 벚꽃이 예쁘게 피어 있어, 위쪽이 너무 붐빈다면 아래쪽 길에서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 나들이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벚꽃만을 본 것이 아니라, 아내와 천천히 걸으며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집에서는 TV 소리나 각자의 스마트폰에 시선을 뺏기기 마련인데, 이곳에서는 오로지 벚꽃길과 서로의 목소리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내년에는 딸내미들도 같이 와야겠다ㅎㅎ" 이런 소소한 내년 봄 계획을 세우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오르막길을 오를 때는 서로 등도 밀어주고, 내리막길에서는 걸음의 속도를 맞추며 걷는 과정이 마치 우리네 인생사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안태호의 수면을 바라보고 있으면 직장 생활을 하며 쌓였던 스트레스나 인간관계의 피로함이 그 맑은 물속으로 씻겨 내려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자연이 주는 위로라는 것이 특별한 게 아니라,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과 좋은 풍경을 보며 걷는 것 그 자체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오랜만의 둘만의 데이트는 꽤나 즐거웠습니다. 오르막길 때문에 다리는 조금 후들거리고 다음 날 근육통이 올까 걱정되기도 했지만, 아내의 환한 웃음과 눈 부시게 아름다웠던 벚꽃 풍경 덕분에 마음은 200% 충전된 하루였습니다.
단순히 꽃만 보는 것이 아니라, 맑은 공기를 마시며 함께 걷고 땀 흘리는 시간 자체가 저희 부부에게는 큰 힐링이 되었습니다. 멀리 진해나 경주까지 가지 않아도 우리 양산 인근에 이렇게 멋진 벚꽃구경 명당 있어서 참 좋습니다.
여러분들도 이번 봄이 다 가기 전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안태공원의 분홍빛 터널을 꼭 한번 거닐어 보시길 추천합니다. 벚꽃은 떨어졌지만 이제 이팝니무가 새로운 하얀 눈꽃길을 만들어 줄겁니다.
오르막길에서 조금 고생하실 수 있으니, 무조건 편한 신발을 신고 가셔야 한다는 점 잊지마십시오~
봄꽃은 우리곁에 짧게 머물다 가기에 더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그 짧은 순간을 놓치지 마시고 소중한 사람과 예쁜 추억 많이 만드시길 바랍니다.
- 산책
중부동1개월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