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 스며든 작은 숲_서초 말죽거리공원

https://cashwalk.com/local/community/서울특별시-강남구-역삼1동/information/99703488

 

새로 단장해서 올해 초 개장한 서초 말죽거리공원은 

특별히 시간을 내지 않아도 언제든지 방문할 수 있는, 저의 일상과 함께 하는 산책로입니다.

우리 동네의 자랑인 양재천은 집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서

'오늘은 산책을 해봐야지!' 하고 결심을 하고 나가는 곳이라면

말죽거리공원은 

퇴근길에 잠깐, 

마트가는 길에 잠깐, 

밥을 먹고 소화시킬 겸 조금만 걸을까? 하고 잠깐 들르기에 전혀 부담이 없는 곳이랍니다.

이제 막 개장을 하기도 했고 

그동안은 날씨가 추웠기에

아직 식물들이 초록초록한 자태를 뽐내기 전이였지만

봄의 절정을 지나고 있는 지금 말죽거리공원은 더 푸르러지고 아름다워졌더라고요.

오늘은 우리 동네의 생활밀착형 산책로인 말죽거리공원을 소개해드릴께요.

 

 

지난 번 글에서도 소개해드렸지만

이 지역은 조선시대에 도성(한양)에서 다른 지방으로 넘어가기 전 첫 번째 역이었어요.

다른 지방으로 가던 사람들이 잠시 쉬어가면서 타고 온 말에게 죽을 먹이던 곳(요즘으로 치면 휴게소 주유소 같은 개념이지요!)이라서 말죽거리라는 이름이 붙었대요.

 

이 공원이 조성되기 전 이 곳은 굉장히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는 곳이었어요.

야트막한 언덕이 있었는데 폐쇄되어 있었기 때문에 단 한번도 안에 들어가 본 적은 없어요.

도로에서 바라보면 목조 창고 같은 건물 한 채가 꼭대기에 덩그러니 있었고

넒은 풀밭에 소나무 몇 그루가 전부였죠.

땅값도 비싼 이 곳이 왜 방치되어 있는지 궁금했었는데

알아보니 소유권 등 꽤나 골치 아픈 문제로 오랫동안 묶여 있었나 보더라고요.

그랬던 곳이 드디어 주민들의 품으로 돌아온거죠.

 

 

양재역에서 우면동 방향으로 걷다보면 법원이 나오고 바로 옆에 말죽거리공원이 있어요.

옥상정원으로 들어서기 전 아래층 건물은 관리실과 화장실, 그리고 서초정원센터가 있어요.

 

 

이 곳을 들어서니 너무 너무 친절하고 예쁜 선생님이 반겨주시더라고요.  

센터 한 쪽에는 수업을 할 수 있는 테이블과 장비들이 갖춰져 있었어요.

이 곳에서는 교육 뿐만 아니라 

반려식물에 대한 상담도 해주고 아픈 친구들은 치료도 해주신다고 하더라고요.

분갈이도 무려 무료로!!!! 해주신다고 하고요(난과 고가의 희귀식물, 대형 화분은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저희 집에도 소형 초록이들이 있는데 제가 똥손이라 분갈이 할 때마다 늘 난항이었거든요.

이제 이 곳의 도움을 받아야겠어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식물과 꽃 탐험대 강좌도 진행 예정이고

성인을 위한 클래스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어요.

 

 

센터 옆 쪽에는 공원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어요.

물론 대로변과 공원 옆 길쪽으로 경사로도 잘 갖춰져 있어서

휠체어를 이용하시는 분이나 거동이 불편하신 분, 어린 아이들까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답니다.

 

 

계단을 올라가면 옥상정원이 예쁘게 조성되어 있어요.

군데군데 휴식 공간들도 잘 갖춰져 있어서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 봄날을 즐기고 계시더라고요.

 

 

일상에서 이런 여유로운 시간을 누릴 수 있다는 것도 참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열심히 공원을 채워 넣는 중이라 공원녹지과에서 나오신 분들이 열심히 나무를 가꾸고 계셨어요.

 

지난 번에 왔을 때는 앙상한 가지만 있던 팽나무가 초록 잎을 가득 피워냈더라고요.

팽나무는 오래 살고 크게 자라는 나무이기 때문에 정자 나무로 많이 심는 수종이지요.

햇빛과 그늘 어디서나 잘 자라고 뿌리가 강해서 태풍에도 강하다고 해요.

팽나무를 먹이로 좋아하는 나비들이 많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 잎에 벌레 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은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은 잘못인 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 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벌레 먹은 나뭇잎 / 이생진>

 

나비가 팽나무잎을 좋아한다고 하니

이생진님의 시가 떠오르네요.

앞으로 크고 멋지게 자랄 팽나무와

팽나무를 먹이로 하여 쑥쑥 자란 나비들이

이 공원을 얼마나 멋지게 채워줄지 기대가 됩니다.

 

 

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조용한 숲속정원이 나오는데요.

올해 막 심어진 아직 어린 나무들과

잎이 나오기 전인 산딸나무가 새로운 환경에 열심히 뿌리를 내리며 적응하고 있더라고요.

 

 

그 옆에는 주민참여정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색색깔의 다양한 꽃들이 햇빛을 받으며 열심히 꽃을 피우고 있었어요.

 

아직은 좀 휑한 느낌이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곳도 알록달록한 꽃들이 만발하겠지요?

 

 

숲속정원을 지나 우면동 방향으로 더 들어가다 보면 데크 산책로가 나와요.

산 전체를 둘레길처럼 데크 산책로로 조성할 계획이라 아직 공사중인 구간인데

방문할 때마다 데크길이 점점 더 길어지고 있더라고요.

 

 

이곳은 완전히 숲길이라 여름에도 시원하게 산책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도심 한가운데에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공기가 부드럽고

시끄러운 차 소리 대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귀를 채워주어서

평화롭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왔어요.

(아직 공사 중인 구간이라 가끔 전기톱 소리가 들리긴 했어요ㅋㅋㅋ)

 

 

마음이 복잡할 때 이 곳을 걸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복잡한 생각들도 스르르 정리될 것 같은 느낌이에요.

 

 

아직 미완성된 길이지만 앞으로 이곳이 하나의 큰 숲길로 이어질 날도 머지 않았겠지요?

올 때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저를 반겨주는 이 곳이

앞으로 시간이 흐르고 나무들이 자라면서 

계절마다 어떤 색으로 채워질지 너무 기대가 됩니다.

 

 

이 곳의 가장 좋은 점은 일상 속에 늘 함께 한다는 점인 것 같아요.

특별히 시간을 내지 않아도 일상의 틈 사이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공간이니까요,

이제 막 시작된 이 공원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자라날지,

그리고 그 변화를 일상 속에서 계속 지켜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꽤 괜찮은 행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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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자씨
    답글식사동

    옥상공원이랑 숲속정원 너무 예쁘네요 

    산책하며 볼거리가 많네요 👍🏻데크산책로는 발이 편해서 좋을듯요 부럽네요 

    1개월 전
    • 답글프로필 이미지
      그루잠
      답글서초2동
      작성자

      데크산책로가 만들어질때는 굳이 이런거까지 만들 필요가 있나 싶었는데 완성되어가는 모습을 보니 제 생각이 틀렸더라고요. 이곳이 원래 산이라고 부르기엔 애매한 야트막한 언덕 수준이긴 했지만 완전 방치되어있어서 올라갈만한 곳은 아니었거든요. 새롭게 정비해두니 또 다른 좋은 산책길이 생긴 것 같아서 너무 좋네요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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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재천마니아
    답글개포1동

    볼거리가 많은 코스네요^^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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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한 삶
    답글양재1동

    와 여기 매일 지나가면서 봤는데 이렇게 좋은데인지 몰랐어요. 가봐야겠네요

    1개월 전
  • 프로필 이미지
    호두초이
    답글여의동

    말죽거리 공원 넘 좋지요~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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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WA
    답글금왕읍

    너무 멋진 공원이네요.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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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꾸네
    답글탑동

    좋네요 ~~도시속에 숲을 조성하는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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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hee
    답글양재1동

    산책로 넘  좋네요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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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픈샘pis
    답글구갈동

    좋아보이네요.   

    1개월 전
  • 프로필 이미지
    김감자
    답글정관읍

    멋있는 공원이네요~ 

    3주 전
  • 프로필 이미지
    호랑이기운
    답글서초2동

    여기 지나가다 봤는데, 그냥 지나치며 가긴 아쉽겠고, 날 잡고 한번 구경가봐야겠어요~

    1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