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먹이주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https://cashwalk.com/local/community/서울특별시-서초구-서초2동/dailylife/100384123

 

지난 달 길거리 음식점에서 밖에 내어둔 음식물 위를

비둘기가 밟고 다니며 쪼아 먹는 장면이 각종 커뮤니티를 휩쓸었던 적이 있습니다.

비둘기는 급격한 개체 수 증가와 시설물 훼손, 병균이나 바이러스를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 것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2009년부터 비둘기를 유해조수로 지정했습니다.

한 때는 평화의 상징으로 불리던 비둘기는 

이제 '닭둘기, 쥐둘기'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도시의 무법자로 낙인 찍힌 상황입니다.

 

저는 무서워하는 동물도 없고 벌레를 보아도 무덤덤한 편이지만

유일하게 공포심을 느끼는 동물이 바로 날개 달린 짐승들입니다.

옆을 지나가고 있는데 갑자기 푸드덕 하고 날아 오르면 깜짝 놀랄 수 밖에 없거든요.

게다가 나를 향해 돌진하며 날아오는 비둘기를 보면 저도 모르게 엄마야! 를 외치며 주저 앉을 수 밖에 없지요.

 

 

공원이나 광장을 걷다 보면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가지고 있는 음식을 잘라서 던져 주기도 하고

곡식을 한 움큼 뿌려주는 분도 계시고

일부러 비둘기 사료를 준비해 오시는 걸로 보이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비록 저는 비둘기를 무서워하지만 먹이를 주는 분들의 선한 마음은 존중합니다.

비둘기 뿐만 아니라 길거리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는 분들은 '배고픈 동물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해서' 와 같은 따뜻한 마음으로 하시는 행동일 테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선한 의도가 항상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동네를 거닐다 보면 유난히 비둘기가 몰려 있는 곳이 있어요.

저는 이 동네에서 아주 오래 살고 있는데 기억을 더듬어보면 제가 어릴 때는 비둘기가 이 정도로 많지는 않았거든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양재역 사거리는 보행에 불편함을 겪을 정도로 비둘기가 많아졌죠.

3,4번 출구 방향은 비둘기 배설물 천지라 그 앞 건물 관리인 분께서 매일 물청소를 하시지만 소용이 없고요.

양재역 사거리는 대로와 교통섬 사이에 우회전 전용차로가 네 군데 모두 존재하는데

날지 않는 비둘기들이 우회전 전용차로를 한가로이 거닐거나 도로 한가운데서 먹이를 쪼아 먹는 광경도 거의 매일 목격합니다.

비둘기가 차량 통행을 방해하니 그렇지 않아도 통행량이 많은 이 곳에 정체의 또 하나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게다가 비둘기가 차량에 부딪히는 사고도 종종 발생하고요. 

 

 

어쩌다가 우리 주변에는 비둘기가 이렇게 많아지게 된 것일까요?

 

비둘기는 원래 절벽에서 살던 새입니다.

우리가 흔히 집비둘기라고 부르는 회색 비둘기는 원래 바위비둘기라는 종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비둘기의 원래 서식지는 절벽이나 암벽입니다.

과거에 전서구나 애완용으로 길러지던 비둘기가 방생되면서 도심에 자리를 잡게 되었고

도시화로 인해 생긴 높은 건물이나 아파트, 교량은 암벽에 살던 비둘기가 둥지를 틀기에 적합한 환경이 되었죠.

도시는 자연에 비해 천적이 적고 겨울에도 상대적으로 따뜻하니 비둘기가 터를 잡기에 좋았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먹이를 공급한다는 점입니다.

기존의 습성에 적합한 서식지, 따뜻하고 천적이 없는 환경, 게다가 지속적인 먹이 공급까지

이런 조건이 맞아 떨어지면서 이제 도시는 비둘기에게 더할 나위 없이 살기 좋은 곳이 된 것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비둘기는 원래 암벽에서 살던 동물이니 다시 암벽이 있는 자연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취지는 아닙니다.

비둘기는 이미 오랜 시간 동안 도시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온 동물이고 이제는 도시 생태계의 일부가 되었으니까요.

문제는 비둘기가 도시에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먹이를 공급하면서 자연스럽게 조절되어야 할 개체 수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야생동물의 개체 수는 원래 먹이와 서식지, 천적 등 여러 가지 환경 요인에 의해 조절되는 것인데

인위적인 먹이 공급은 이러한 자연스러운 균형을 깨뜨리고 특정 장소에 과도하게 비둘기가 몰리는 현상을 야기합니다.

 

 

비둘기는 원래 무리 지어 사는 습성이 있는 새이기는 하지만

현재 도심 한 곳에 수십, 수백 마리의 비둘기가 모여 사는 것은 비정상적인 규모라고 합니다.

이렇게 한 구역에 비정상적으로 많은 비둘기가 모여 있게 되면 주변 환경이 더러워지는 것은 물론이고

비둘기 간에 질병이나 기생충이 퍼지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지지요.

이는 비둘기 뿐만 아니라 다른 야생 동물에게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게다가 비둘기에게 던져주는 먹이 중에는 사람이 먹는 음식들도 많이 있습니다.

설탕이 들어간 빵이나 과자 등이 과연 비둘기에게 건강한 먹이가 될까요?

그리고 가장 염려스러운 부분은 이곳에 머무르는 비둘기가 안전하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비둘기는 기존에 먹이를 먹었던 공간에 모이는 습성이 있는데

제가 사는 동네에는 비둘기가 결코 안전할 수 없는 8차선 도로 옆, 대로변 교통섬 등 사람과 차량의 이동이 많은 공간에 먹이가 뿌려져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차량이 달리는 대로변이나 횡단보도 주변에서 먹이를 주게 되면 

먹이를 먹기 위해 몰려 오다가 차량과 충돌하는 경우도 적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먹이를 주는 선한 행동이 오히려 비둘기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습관을 만들어 줄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서초구청에서는 몇 해 전 교통섬에 비둘기가 밀집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공 구조물과 화단을 설치했습니다.

이 덕분에 비둘기가 위험한 공간에 모여 있는 일이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먹이를 먹기 위해 우회전 전용차로를 총총 걸어오는 비둘기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는 분명 동물을 생각하는 선한 마음으로 한 행동이지만 

때로는 그런 행동이 오히려 비둘기의 안전과 건강에 위협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실제로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공원이나 광장에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제한하거나 금지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경우 지난 2026년 6월부터 비둘기 먹이주기 금지구역 38곳을 지정하여

과태료를 부과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고요.

지역마다 기준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공장소에서 무분별하게 먹이를 주는 행동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은 대부분 동일합니다.

 

 

 

커뮤니티를 보면 비둘기 뿐만 아니라 길냥이들에게 먹이를 주는 문제로 의견이 팽팽하게 갈립니다.

불쌍한 동물들에게 먹이 좀 주는 것이 뭐 어떠냐는 의견과

먹이를 주는 행위는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주고 

경제적 부담을 지우게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극명하게 갈리지요.

 

 

저 또한 동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선한 마음은 충분이 이해하고 지지하지만

먹이를 주는 행위가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주거나 동물에게 오히려 위험이 되는 결과를 만든다면

한 번쯤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작정 아무 곳에나 먹이를 줄 것이 아니라

모두가 안전하게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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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hee
    답글양재1동

    전 좀 불편해요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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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루잠
      답글서초2동
      작성자

      저도 그렇습니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자제해주시면 좋겠어요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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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WA
    답글금왕읍

    비둘기 배설물도 많지 않나요?

    아이들은 좋아하는데 정도가 지나치면 해가 될거 같애요.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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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루잠
      답글서초2동
      작성자

      배설물도 정말 어마어마해요. 대로마다 비둘기떼들이 옮겨다니면서 무리지어 있는데 바닥이 정말 엉망이에요. 위에서 언급했듯이 가장 직접적으로 건물에 피해가 많은 3,4번 출구 쪽은 건물 관리인분이 물청소를 하시는데 비둘기 배설물이 독해서 그런지 깨끗하게 지워지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1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