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동네 서초에는 참 많은 공원들이 있어요.
발길 닿는 곳마다
크고 작은 공원들이 잘 조성되어 있어서
커피를 마시며 힐링하기 참 좋은 장소들이 많지요.
오늘은 저희 동네의 자랑인 양재천과
새로 조성된 말죽거리 공원을 소개해 드릴께요.
양재천은 과천에서부터 서초를 지나 강남 끝까지 연결되어 있고
거리는 약 16km 정도나 된다고 해요.
그냥 앉아서 사람 구경하기에도 좋고
슬렁슬렁 산책하는 것도 좋고
러닝하는 분들도 참 많아요.
자전거 도로도 잘 갖춰져 있고요.
저는 이 동네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양재천에 대한 추억이 참 많아요.
제가 어릴 때는 양재천이 지금처럼 잘 정비되어 있지 않았거든요.
제 키보다 크게 자란 갈대숲 사이를 뛰어 다니기도 했고
다이어트 한다고 매일 저녁마다 엄마와 매일 같이 달리기도 했어요.
걷기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이 길을 수도 없이 걸었고
여름 밤에는 모기에 뜯기면서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다를 떨기도 했죠.
생각해보면
행복한 날에도, 울고 싶었던 날에도,
저는 이 길을 걸었던 것 같아요.
4월이면 벚꽃을 보고
5월이면 장미를 보고
여름이면 늦은 저녁 물가에 앉아 아이스 커피를 마시며 더위를 식혔고
가을이 오면 색색이 물든 단풍을 보았죠.
겨울에 눈이 소복히 쌓인 양재천의 풍경은 또 얼마나 예쁘게요.
지척에 이런 곳이 있어서 참 행복합니다.
제가 지난 주에도 양재천 산책을 했고
오늘도 산책을 다녀왔는데
1주일 사이에 벚꽃이 만개했어요.
서울에는 벚꽃 명소로 유명한 곳이 여러 군데 있잖아요!
그 중에 한 곳이 바로 이곳 양재천이랍니다.
벚꽃 시즌이 되면 동네 사람들 뿐만 아니라
다른 동네 분들도 예쁜 인생샷을 남기기 위해 방문하시더라고요.
저는 맨날 트레이닝복 차림에 모자를 쓰고 돌아다니는데
하늘하늘 예쁜 옷을 입고 연신 사진을 찍는 젊은 친구들을 보면 참 예뻐 보이더라고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아기들을 데리고 나와 추억을 만드는 가족들을 보면
참 보기 좋아서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기도 하고요.
자전거를 타는 사람,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
열심히 러닝을 하는 사람,
벤치에 앉아서 쉬는 사람
다들 각자의 방식으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면
제 마음도 참 편안해지는 것 같아요.
주변에 이런 곳이 하나 있으니
삶이 좀 덜 빡빡하게 느껴집니다.
바쁜 일상에
작은 쉼표 하나를 찍고 가는 곳.
저에게 양재천은 그런 곳 같아요.
근처에 오실 일이 있다면 한 번쯤 물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원래 서울행정법원 옆에는
산이라고 부르기에는 낮고 언덕이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높은, 알 수 없는 곳이 있었어요.
목조 창고 같은 건물이 하나 덩그러니 있고 풀밭과 나무 몇 그루만 심어진 상태로
굉장히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는 곳이었는데 사유지라 들어가 볼 수도 없었고
길가에서는 보이지 않는 높은 언덕이라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알 수가 없었죠.
항상 그 곳을 지날 때마다 땅값 비싼 이 곳을 수십 년째 방치해두는지 궁금했는데
작년부터 공사를 시작하더니
드디어 올해 2월 단장을 마치고 말죽거리 공원으로 재탄생했어요!
항상 궁금했던 곳이라 정식 오픈을 하자마자 얼른 다녀왔지요.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를 아시나요?
그 영화에서 나오는 말죽거리가 바로 이 곳 양재역 근방이랍니다.
영화를 만든 유하 감독은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상문고등학교 출신이고
영화에 자신이 겪은 자전적 이야기를 녹여내면서 영화의 제목이 '말죽거리 잔혹사'가 되었지요.
조선시대에는 한양에서 다른 지방으로 갈 때 거쳐가는 첫 번째 역이 바로 지금의 양재였다고 합니다.
이 곳에는 먼 곳으로 가는 말에게 먹일 죽을 파는 곳이 많아서
사람들은 이곳을 말죽거리라고 불렀고 그 이름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양재역 근방에는 말죽거리라는 이름을 쓰는 시장이나 가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이번에 새로 조성된 이 공원도 말죽거리 공원이라는 이름이 붙었네요.
공원 입구에는 '바람의 천마'라는 멋진 말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어요.
공원 1층에는 커뮤니티 센터가 마련되어 있고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강남대로가 내려다 보이는 옥상정원이 조성되어 있더라고요.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휴게공간과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깔끔하게 마련되어 있고
벌써부터 시설을 이용하시는 분들이 많이 보였어요!
제가 다녀왔을 때는 아직 공사중이었지만
안쪽 공원으로 연결되는 데크 산책로는
우면동 일대까지 연결되는 공원부지로 새단장 예정이라고 하더라고요.
이 근방이 말 그대로 '동네 뒷산'이 많은 지역이었는데
운동 삼아 오르내리기에는 야산 같은 느낌이라 아쉬운 면이 많은 게 사실이었거든요.
그런데 앞으로 얼마나 더 예쁜 모습으로 재탄생 될지 너무 기대됩니다.
작성자 그루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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